배변 중 선홍색 혈변, 치핵 가능성 높아…“정확한 진단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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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 시 갑작스럽게 발견되는 선홍색 혈변은 대장암 등 중증 질환을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로는 치핵(치질)이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다. 다만 모든 혈변이 치핵으로 인한 것은 아니어서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치핵은 항문관 내 혈관 조직인 ‘항문 쿠션’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고 아래로 밀려 내려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조직은 원래 배변 시 완충 역할을 하지만, 반복적인 압력 증가로 인해 지지 구조가 약해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주요 원인으로는 과도한 힘주기, 만성 변비나 설사, 장시간 좌변기 사용, 임신, 비만 등이 꼽힌다. 특히 배변 시 오래 앉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은 항문 내압을 높여 치핵 발생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치핵은 발생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통증이 거의 없는 대신 선홍색 출혈이 주요 증상이며, 외치핵은 통증과 부종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혈전이 생기면 급성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혈변의 양상은 질환 감별의 중요한 단서다. 치핵으로 인한 출혈은 밝은 붉은색을 띠며 변 표면에 묻어나거나 배변 후 떨어지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검붉은 색 혈변이나 점액이 섞인 경우, 복통이나 체중 감소가 동반될 경우에는 대장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내치핵은 진행 정도에 따라 1도부터 4도까지 구분된다. 1도는 출혈만 있는 상태, 2도는 배변 시 돌출 후 자연 복원, 3도는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단계, 4도는 지속적으로 탈출된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3도 이상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진단은 시진과 직장수지검사로 시작되며, 필요 시 항문경 검사나 대장내시경이 시행된다. 특히 출혈 원인이 불명확하거나 고위험군의 경우 정밀 검사가 권장된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식이섬유 섭취 증가, 수분 보충, 좌욕 등 보존적 치료가 우선 적용된다. 증상이 지속되면 고무밴드 결찰술 등 비수술적 시술이 시행될 수 있다. 탈출이 심하거나 반복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전문의들은 최신 치료법이 발전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조기 대응이라고 강조한다. 한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는 “치핵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질환으로, 배변 습관 개선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며 “혈변이 반복될 경우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변 중 나타나는 혈변은 흔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지만, 동시에 다른 중증 질환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증상을 방치하기보다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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