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흰자에 붉은 실핏줄이 드러나는 충혈 현상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단순한 피로 신호를 넘어 다양한 질환의 전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와 생활 환경 변화, 전신 질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재, 눈 실핏줄 파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눈 실핏줄이 터지거나 충혈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장시간 응시하면 눈 깜빡임 횟수가 평상시보다 크게 줄어들며 안구 표면이 건조해진다. 이로 인해 결막 혈관이 쉽게 확장·파열되며, 경우에 따라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콘택트렌즈를 장시간 착용하거나 위생 관리가 부적절할 경우에도 각막 자극과 산소 부족으로 충혈이 증가한다. 수면 부족 역시 회복 시간을 단축시켜 안구 피로와 혈관 확장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건조한 실내 공기, 히터·에어컨 바람, 미세먼지 등은 안구 건조증을 악화시키며 결막 혈관을 취약하게 만든다.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인공눈물을 이용하는 등 생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충혈이 반복되거나 통증·시력 저하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닌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결막염·각막염·포도막염 등 염증성 질환은 충혈의 대표적 원인으로, 방치할 경우 만성 염증이나 백내장·녹내장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과 같이 안압이 급증하는 질환은 심한 충혈과 통증을 동반하며, 치료가 늦어지면 수시간 내 실명으로 이어지는 응급 상황이 된다.
또한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망막 박리처럼 보다 심각한 질환에서도 눈 속 출혈이 발생하며 겉보기에는 실핏줄 파열처럼 보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겉으로 보이는 충혈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눈 실핏줄 터짐은 전신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다. 고혈압은 안구 내 미세혈관에 압력을 가해 결막하 출혈을 일으키는 대표적 원인이며, 반복되는 충혈은 혈관 건강 이상을 시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만큼 더 큰 관심이 요구된다. 면역력이 저하될 때 발생하는 대상포진 또한 눈 주변으로 번질 경우 각막염·포도막염·녹내장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 20분마다 20초 동안 20피트(약 6m) 떨어진 곳을 바라보는 ‘20-20-20 규칙’을 실천하면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충분한 수면과 적정 습도 유지, 인공눈물 사용, 콘택트렌즈 위생 관리 등이 기본적인 예방 수칙으로 제시된다.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 A·C·E 등을 섭취하는 것도 눈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통증·눈곱·부종·시력 저하가 동반된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세극등 현미경 검사, 안압 측정, 안저 촬영, OCT(광간섭 단층촬영) 등 최신 장비는 미세한 안구 변화까지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가혈청 안약, 누점 폐쇄술, 새로운 항염증제 등 치료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눈 실핏줄 터짐은 사소해 보이지만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작은 변화라도 반복되면 무조건 진료가 필요하다”며 조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눈 건강은 일상생활의 질을 좌우하는 만큼,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