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소변 배출과 갈증으로 일상에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수분 섭취 과다로 오인하기 쉽지만, 체내 수분 조절 호르몬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요붕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요붕증은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바소프레신(항이뇨호르몬, ADH)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호르몬은 신장에서 수분 재흡수를 조절해 체내 수분 균형과 혈압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바소프레신이 부족하거나, 신장이 이에 반응하지 못하면 체내 수분이 지나치게 배출돼 다뇨(多尿)와 다갈(多渴) 증상이 나타난다.
요붕증은 크게 중추성 요붕증과 신성 요붕증으로 구분된다.
중추성 요붕증은 바소프레신의 생성·분비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경우로, 전체 환자의 약 85%를 차지한다. 주된 원인은 뇌 손상, 종양, 감염, 자가면역 질환 등이며, 드물게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MRI 검사를 통해 뇌하수체의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반면, 신성 요붕증은 바소프레신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더라도 신장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만성 신장 질환, 고칼슘혈증, 저칼륨혈증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정신과 약물인 ‘리튬’은 대표적인 약물 유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투약 중단 후 증상이 개선되는 사례도 보고된다.
드물게 임신 중에도 요붕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태반에서 분비되는 효소가 바소프레신을 과도하게 분해하기 때문으로, 대부분 출산 후 2~3주 내 자연 회복된다.
요붕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하루 3리터 이상 배출되는 과도한 소변과 극심한 갈증이다. 수면 중에도 여러 번 화장실을 찾는 ‘야간뇨’가 나타나며, 치료가 지연되면 심각한 탈수나 고나트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청 나트륨 농도가 160mEq/L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혼돈, 발작, 혼수상태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진단은 ‘수분 제한 검사(Water Deprivation Test)’를 통해 이루어진다. 일정 시간 동안 물을 마시지 않도록 제한한 뒤, 소변 농도와 혈액 내 삼투압, 나트륨 수치를 측정해 체내 수분 조절 기능을 평가한다. 이후 인공 바소프레신 제제인 데스모프레신(Desmopressin)을 투여해 반응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중추성과 신성 요붕증을 구분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중추성 요붕증은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 핵심이다. 데스모프레신은 비강 스프레이, 정제, 주사 형태로 투여할 수 있으며, 신속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인다. 다만, 과량 복용 시 저나트륨혈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정기적인 전해질 검사가 필요하다.
신성 요붕증의 경우 데스모프레신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원인 질환 치료와 함께 티아지드계 이뇨제나 아밀로라이드 등의 약물을 병용한다. 식이요법으로는 저염식과 저단백 식단이 권장되며, 수분 보충 시 전해질 균형에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요붕증은 방치할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지속적인 다뇨나 갈증이 있다면 단순한 습관성 문제로 보지 말고, 반드시 내분비내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전자 분석과 웨어러블 수분 모니터링 기술이 발전하면서, 요붕증 환자의 맞춤형 관리가 가능해지고 있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이라는 점이 재차 강조된다.















